국제시장 (Ode to My Father) 격변의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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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7일 개봉된 영화 '국제시장'은 전국 관객 1400만 명을 끌어모으며 크게 흥행했습니다. 이 영화는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등 미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함께했고, '해운대'를 연출했던 윤제균 감독의 작품입니다. 특히 6.25 한국전쟁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격변하는 시대상을 잘 그려내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흥남부두에서 피난길을 떠나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피난민 숫자만 약 10만 명으로, 부두는 배를 타려는 피난민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그런 혼란 속에서 주인공 덕수는 가까스로 배에 오릅니다. 하지만 막내 여동생 막순이를 놓치고, 아버지는 막순이를 찾으러 배 아래로 내려갑니다. 덕수는 이렇게 가족과 이별하고 부산에 있는 고모를 찾으러 갑니다. 이후 덕수는 먹고 살기 위해 독일 광부, 베트남 기술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습니다.

 

'국제시장'에서는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부터 왕년의 씨름스타 이만기, 가수 남진, 디자이너 앙드레김까지 다양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본인들이 직접 출연하는 것은 아니고, 배우들이 대신 연기하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추억과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남진 역할로 나와서 구수한 사투리를 하는 장면은 정말 웃기면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의 평가와 전문가들의 평가가 크게 갈린 작품입니다. 관객들은 한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중요한 사건이나 일들을 실감 나게 연출한 부분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전문가들은 신파적 스토리 전개와 다소 밋밋한 연출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바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국제시장'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세대에 있었던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것도 좋았고, 영화 후반부 장면이 그렇게 심한 신파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기성세대들이 얼마나 힘든 세월을 견뎌내며 살아왔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정말 좋았습니다. 20대 젊은 시절부터 70대 노인까지 연기한 황정민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윤진 역시 월드스타답게 본인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고, 베테랑 배우 오달수 역시 특유의 감초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고증 오류들과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가족의 소중함, 웃음과 눈물, 따뜻한 감동과 진한 여운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대한민국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70년, 대한민국이 이만큼 잘 살 수 있게 된 건 그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말 착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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